순천청암대 총장... 구속된 전 총장 면회 적게 가서 잘릴 판
순천청암대 총장... 구속된 전 총장 면회 적게 가서 잘릴 판
  • 안병호 기자
  • 승인 2019.05.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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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서형원 총장의 사직서 제출 놓고 뒷말 무성 ‘사학재단의 폐단 그대로 나타나’
- 이소행 순천 청암대 교수협의회 의장이 지난 29일 청암대 건강복지관 3층에서 청청암대학 현안사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소행 순천 청암대 교수협의회 의장이 지난 29일 청암대 건강복지관 3층에서 청청암대학 현안사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순천/전라도뉴스] 순천청암대가 현 서형원 총장을 ‘의원면직’ 처분하고 곧바로 이강두 부총장을 총장 직무 대리로 임명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학교법인 청암학원은 지난 27일 신임 강병헌 이사장(강 전총장의 아들‧38)이 지난 3월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서형원 총장의 사표를 ‘의원면직’으로 처리하고 곧바로 총장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대학 측이 ‘의원면직’의 명분으로 제시한 서 총장의 사표(지난 3월 작성)가 강압에 의해 작성된 법적효력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교수협의회 등 대학구성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더욱이 올해 3월 만기출소한 강명운 전 총장(73)이 이러한 혼란을 가중시키는 중심인물로 전해지면서 ‘명백한 월권행위다’는 지적과 함께 지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애당초 학교 측은 이강두 부총장을 총장 직무대리로 임명하면서 정관에 따라 2개월 내 새 총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서 총장이 “강압에 의한 불법사표는 무효다”며 가처분신청 등의 법적대응을 예고함과 동시에 교수협의회까지도 서 총장에 대한 ‘의원면직’ 철회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등 집단반발 하자 당혹해 하고 있다.

서 총장은 “당초 대학 측에서 경영에 관한 어려운 사정을 알려왔기에 총장직을 어렵게 수락했으며 그동안 대학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되어 매우 유감이다”면서 “지난 3월 8일 강 전 총장과 그의 아들이 말도 안 되는 험담을 늘어놓으며 사표를 강요하였기에 단지 그 자리를 피하기 위해 종이에 사표 형식으로 섰으며, 사표를 받을 자격이 없는 강 전총장의 강요에 의한 것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별다른 염려는 하지 않았다”며 심경을 밝혔다.

서 총장의 사표와 관련하여 ‘강 전 총장이 본인의 수감시절 면회를 자주 오지 않았기 때문에 찍혔다’,‘사위의 교수(치위생과)채용을 방해했다’,‘서 총장이 대학을 차지하여 한다’는 등의 내부 증언이 추가적으로 쏟아지고 있어 그 중심에 있는 강 전 총장에 대한 대학구성원의 시선은 날마다 날카롭게 변해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강 전총장이 ▲대학공금 14억원을 빼돌린 사실 등으로 구속되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 ▲성추행 사건을 일으키면서 고소와 고발을 종용해 학교 질서를 문란하게 만든 내용 ▲출소 이후 반성을 해야 할 사람이 아무런 보직도 없는 상태에서 서 총장을 압박한 것 ▲설립자인 고 강길태 이사장에 이은 강명운 전총장, 강 전총장의 장남인 강병헌 이사장의 3대째 이어지 족벌세습 등의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대학이 혼돈에 휩싸이자 순천 청암대 교수협의회는 29일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격정지(5년) 및 배임액 미변제로 막대한 손해를 끼친 자가 자신의 행위에 반성은 하지 않고 신규이사 채용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 합리적 처신을 요구한 이사들에게는 사표를 강요하는 등 비상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강 전 총장을 비판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서 총장을 면직 처분하고 모 이사도 사직 처리한 것은 정관과 규정을 어긴 불법행위다”면서 총장 면직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광주·전남지역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어 교수협의회 측은 ▲대학 정상화를 위해 총장 면직 즉시취소 탄원 ▲이에 대한 책임으로 강병헌 이사장(설립자 3세) 사퇴 ▲8명 가운데 공석인 4명 관선이사 파견 등을 교육부에 요청하고 검찰에 고발조치도 예고했다.

교수협의회 소속 모 교수는 “사실이 이러함에도 자발적인 의사가 아닌 사직 의사를 마치 자발적인 의원면직인 것처럼 처리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고 말하면서 “법인 측의 불법적인 내용을 바로잡고 학교의 안정을 위해서 모든 교수들의 역량을 모아 가는데 힘을 보탤 것이다”며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이사장이 공석이었던 관계로 사표가 미뤄졌을 뿐 신임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학교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어서 사표를 수리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외교관 출신인 서 총장은 지난 2017년 11월 임기 4년의 5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위기에 빠진 순천청암대학을 2년여 동안 무난하게 잘 이끌어 왔다는 평가와 함께 순항하였으나 강 명운 전 총장의 출소와 그의 아들인 강병헌 이사장의 취임과 함께 1년6개월 만에 파국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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