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남도의원 2명이 전하는 씁쓸한 미담 “이게, 뭡니까?”
[사설] 전남도의원 2명이 전하는 씁쓸한 미담 “이게, 뭡니까?”
  • 안병호 기자
  • 승인 2019.12.17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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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의 대의기관인 전남도의회가 민주당 소속 2명의 의원들에 대한 공직자 이해충돌로 연말연시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이해충돌이란 공직자의 사적 이익과 공익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서로 부딪치는 상황을 일컫는 말로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자신이나 가족의 인 · 허가, 계약, 채용 등 과정에서 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법률로써 금지되어있다.

그런데 이 규정이 전남도의회 일부 의원들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당한 채 이를 둘러싼 윤리위원회 회부까지도 연기돼 빈축을 사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니 도의원의 권한이 이정도로 무소불위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한 모 의원은 부인이 전남 최대 규모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도 예산회의에 참석해 관련 금액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 모 의원은 부인이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가족 직업과 관련된 상임위 활동을 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품앗이 식으로 도정질문을 했던 것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초선의원인 두 의원은 전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에서 활동 중으로 지역구가 같은 순천인 관계로 주변에서는 ‘환상의 커플’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받고 있다.

그동안 이들 두 의원은 본인과 자신 또는 그 가족이 재직 중인 법인 단체 등이 안건과 연관된 직무 관련자인 경우 미리 의장단에 신고하고 안건심의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의무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음에도 아무런 제재 없이 감독기관 위에서 군림해온 것이다.

이러는 동안 한 모 의원은 2020년도 예산심의에서 미세먼지 예방을 위한 저소득층 마스크 보금 사업비를 삭감하고 어린이집 반별운영비를 증액시키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징계심사를 열기로 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전남도의회는 아직까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더욱이 올해 마지막 본 의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조차 징계요구는 물론이고 의장도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으면서 이 문제와 관련된 징계절차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도의원의 자리는 개인의 사적인 이익을 위한 자리가 아닌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이러한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조차도 아무런 제재조치가 발동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가슴만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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