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신라 경순왕 어진 봉안 경천묘 향례 봉행

청암면 평촌리 소재 경천묘…이색·권근·김충한 선생 추모 제례도

2014-03-18     박봉묵

[하동/남도인터넷방송] 신라 마지막 임금 경순왕 어진에 대한 향례가 17일 오전 10시 하동군 청암면 평촌리 소재 경천묘(敬天廟)에서 봉행됐다.

경주김씨 문중과 지역유림(당장 정용학)이 주관한 이날 향례는 경순왕 후손과 문중․유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백,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망요례 순으로 진행됐다.

정이영 씨의 집례로 진행된 향례에서는 양보면 유림 노정인 씨가 초헌관, 황종원 경남도의원이 아헌관, 경주김씨 문중 김소범 씨가 종헌관을 각각 맡아 헌작했다.

경천묘는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어진이 모셔져 있는 사당으로, 문화재자료 제133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경천묘는 경순왕이 나라를 고려에 넘겨준 뒤 용화산 학수사에서 여생을 마치자 사람들이 왕을 추모해 학수사에 사당을 지어 모셨으나 후세에 경주 숭혜전에 모셔진 어진을 1903년 경천묘를 건립해 청암면 중이리 검남산 밑으로 옮겼다.

이후 청암면 중이리 일대가 하동댐 건설로 수몰되면서 지난 1988년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

경천묘에는 경순왕 어진이 봉안돼 있는데 면류관을 쓰고 양손을 모아 홀을 쥔 상태로 묘사돼 있다. 1677년에 모사된 어진으로 2008년 10월 30일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74호로 지정됐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경천묘 오른편에 있는 금남사(錦南祠)에서도 향례가 거행됐다.

금남사에는 목은 이색 선생의 초상과 위패, 양촌 권근 선생과 수은 김충한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문화재자료 제134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경주김씨 문중과 지역 유림에서는 매년 음력 2월 중정일(中丁日)에 향례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