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안공항 ‘둔덕’ 수사한다.
경찰, 무안공항 ‘둔덕’ 수사한다.
  • 안병호 기자
  • 승인 2024.12.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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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다수의 전문가들 “로컬라이저가 사고 규모를 키웠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와의 충돌 여파로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와의 충돌 여파로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무안/전라도뉴스]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와 관련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둔덕형 로컬라이저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9일 264명 규모로 구성된 전남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나원오 전남청 수사부장)는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수사 쟁점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참사 규모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둔덕형의 ‘방위각 표시시설(로컬라이저)’ 시설물 설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이 경찰의 수사 대상이다.

경찰 수사본부는 우선 사고 수습 및 사망자 신원 확인 등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고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경찰이 검토하고 있는 여러 수사 쟁점 중 로컬라이저 시설물이 핵심으로 꼽힌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 진입 방향과 반대 측 활주로 끝 부근에 설치되는 시설물로, 착륙하는 항공기에 활주로 중심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무안항공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끝 지점으로부터 251m 거리에 설치돼있었는데, 김포‧제주‧김해 등 국내 대부분의 국제공항(300m)과 차이가 있다. 지난 29일 사고기는 동체착륙 후 미끄러지다 둔덕과 외벽을 잇따라 충돌한 뒤 화재에 휩싸였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외 언론을 통해 제기된 문제점과 국토교통부의 브리핑 등을 기초 자료로 해서 문제점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무안국제항공에 설치된 콘크리트 재질 로컬라이저가 사고 규모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기 때문에 관련 안전기준‧설치기준을 엄격히 적용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찰은 국토부 세부 지침‧기준 등을 살펴봤을 때 해당 시설물이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는 것으로 봐야하는지, 규정에 맞게 설치됐는지 등을 수사를 통해서 확인하겠단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는 국토부 조사와는 별개로 이뤄진다”며 “먼저 무안공항 관리주체와 제주항공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로컬라이저 설계업체 등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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