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사람 김남호 시인 첫 평론집 내다
하동군, 사람 김남호 시인 첫 평론집 내다
  • 박봉묵
  • 승인 2014.04.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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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으로 소통하기…‘시대의 화두’ 불통의 詩에서 소통을 찾다

 [하동/남도인터넷방송] 이 시대 최대 화두 중의 하나가 소통이다. 가까이 가족 간의 소통에서 학생·교사 간의 소통, 주민·행정 간의 소통, 정치인 간의 소통, 국민·정치인 간의 소통에 이르기까지 가히 소통이 대세다.

그만큼 우리 사회 혹은 조직 구성원이 서로 터놓고 얘기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뜻이리라. 그럼 대체 소통이란 뭔가. 소통은 불통을 전제로 한다.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면 소통이라는 용어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결국 소통은 불통의 문제성에서 나온다. 작은 하나에도 서로 통하지 않으니 오해하고 의심하고 불신한다. 그래서 사회는 경직된다. 그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 소통인 거다.

소통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불통과 반칙과 비정상이 묻어있는 시(詩)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시에서의 소통과 불통 문제에 관해 문제제기를 한 이가 있다. 하동 사람 김남호 시인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시가 가진 소통과 불통의 문제를 다룬 첫 평론집 <불통으로 소통하기>(Bookin)를 펴냈다. 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단순히 소통은 선, 불통은 악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는 불통의 장르, 즉 불통으로 소통하는 장르라고 선언한다. 보통의 시가 가진 불투명성과 모호성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그러면서 예나 지금이나 시는 문제가 많은 장르이고, 시인은 문제가 많은 인간이라고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시는 마땅히 문제가 많은 장르이어야 하고, 시인은 문제가 많은 인간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에서다.

그런데 그는 우리나라의 시와 시인에게는 문제가 너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불통으로 소통하기>는 그런 문제 없음의 문제 있음을 말하고 있다.

책은 지난 10년간 각종 문예지에 발표했던 계간평·리뷰·서평 등을 모아 엮은 시비평집이다. 401쪽 4부로 구성됐다.

1부 ‘불통으로 소통하기’는 자신의 시론과 주장이 드러난 글들로 짜였으며, 2부 ‘태도가 시가 되었을 때’는 시론이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 텍스트들을 다룬 글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3부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은 하나의 주제나 관점으로 꿰어서 읽은 글들로 꾸며졌으며, 4부 ‘통증과 동행가기 혹은 그리워하기’는 가까운 시인들의 시집 서평이나 해설로 구성됐다.

불통의 시대에 불통의 장르, 시를 통해 소통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하다. 2만원.

1961년 하동에서 태어난 시인은 경상대학교 수학교육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현대시문학>에 평론, 2005년 <시작>에 시로 등단했으며, 시집 <링 위의 돼지>·<고래의 편두통>을 냈다.

 

▲ 하동, 김남호시인


 

▲ 하동, 김남호시인불통으로소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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