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자치 재발족 20년의 득(得) 과 실(失)
사설>지방자치 재발족 20년의 득(得) 과 실(失)
  • 박봉묵
  • 승인 2014.02.03 12: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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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남도인터넷방송] 지방자치 재발족 20여 년 동안 현장의 지방행을 보내면서 필자가 느낀 득과 실을 기술해 보고자 한다.

지방자치의 득을 열거해 보면

첫째, 관치자치일 때는 자치단체장, 즉 시장·군수·구청장이 중앙정부나 시도에서 낙하산으로 부임해 지역실정에 무지하다 지역실정을 어느 정도 파악하는 단계 짧으면 1년, 길어야 2년에 이르면 떠나는 관리형이었으나, 지방자치가 되고 나서는 대부분 지역실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지역인물이 선출됨에 따라 지역에 대한 애향심이 강하고 나름대로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박봉묵 편집국장
둘째, 주민이 주인으로 공무원과 주민의 관계가 바뀌었다. 선출직이다 보니 표를 의식해 지방자치 초창기에는 친절행정에 올인 하는 시책을 펴, 불친절한 전화수화로 3진 아웃된 공무원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권위주의 행정이 주민을 주인으로 인식하는 친절행정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셋째, 지역문화 발굴과 육성, 개발이 활발해졌다. 지방자치 후 전국적으로 2천 4백여 개 지역 축제가 발굴, 개발되었으나 이 중 중앙정부가 지정한 공식 문화관광축제는 42개에 불가하다. 우리 지역의 순천만 갈대축제, 함평 나비축제, 광양의 매실축제도 지역브랜드를 키워가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하고 있다.

넷째, 자치단체 간의 건전한 경쟁체제가 도입되었다. 중앙정부로부터 예산확보, 기업유치, 자치행정과 국가위임행정 추진 등의 평가에서 선의의 경쟁이 전개돼 순천시의 경우 2014 소비자가 선정한 최고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지방공무원들의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섯째, 지역특성에 따른 차별화 지방행정으로 발전 했다. 임명직 지방행정에서는 중앙정부 또는 시·도 지사 등 상급기관의 지시나, 지침행정으로 전국 시·군·구가 천편일률적 지방행정을 해왔으나 지방자치 재발족 후 차별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자치의 실을 열거 해보면

첫째, 지방행정이 형평성을 잃어가고 있다. 임명직 지방행정에서는 형평성을 제일가치로 하여 행정이 추진되었으나, 선거직 지방행정은 당선인 지지자들의 끼리끼리 행정으로 전략하고 표를 의식해 유권자 집단이 많은 쪽으로 행정이 치우쳐 추진돼 낙후지역은 더 낙후되는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

둘째, 지방조직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업무성과에 대한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조직의 경쟁력은 동기부여와 성과에 의한 인사다. 그래서 조직 관리는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는가! 업무 추진성과에 의한 인사보다는 줄서기에 의한 인사와 선거에 공헌한 자의 특채 등으로 동기부여와 업무성과를 위한 적극적 추진행정이 줄어들고 있다.

셋째, 지방조직 구성원들의 시야가 좁아지거나 토호세력화 되어가고 있다. 중앙정부, 시·도 수직, 또는 기초자치단체간 수평 교류인사가 작거나 거의 이뤄지지 않고, 고여 있어서 현실에 안착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토호세력화로 일부지역에서는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옛 속담에 물은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는다고 한 것 같다.

넷째, 지자체장의 정책 실패에 대한 예산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지자체 이후 선거직의 독선과 단기 성과주의로 인해 정책 실패가 빈번이 발생해 많은 예산 낭비가 일어나고 있으나 정책 실패란 명분으로 구상 등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다섯째, 단체장 3선(12년) 연임제도로 업적선전 등 전시행이 늘어나고 지방정치인 기회 균등 등 보편적 가치가 깨지고 있다. 단체장이 취임과 동시에 다음 선거 준비를 위해 전시행사 등 얼굴 알리기 행정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어서 지방정치인의 기회균등의 형평성을 잃고 있다.

이 사례 외에도 지방자치의 득과 실을 잘 따져서 지방의회의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제6기 4대 동시 지방선거에서 지역 일꾼을 선출할 때 도덕성과 참신성, 전문성에 무게를 두고 투표하는 것도 예산낭비예방 등 자치단체의 발전과 경쟁력을 키우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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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4-02-07 08:54:38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