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복지위 일부의원들 ‘이해충돌방지’ 도넘어
전남도의회, 복지위 일부의원들 ‘이해충돌방지’ 도넘어
  • 안병호 기자
  • 승인 2019.02.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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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석 의원, 아내가 어린이집 운영에 겸직금지 위반논란
오하근 의원, 운영중이던 병원 이사장직 부인에게 모자 바꿔 쓰기
- 전라남도의회 전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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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전라도뉴스] 전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이하 복지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가족의 직업과 연관된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노골적으로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성 전남시민연대회의 사무처장에 따르면 “전남도의회 복지위에 속해 있는 한근석, 오하근 의원이 노골적으로 제 식구가 속한 관련 단체의 이익을 챙기려하고 있다”면서 “도의회가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의정활동 부당 사유가 있는지를 찾아내고 해당 의원들의 상임위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제기된 한근석(59·비례대표·순천)의원 부인 심모(58)씨는 순천 K어린이집 원장 겸 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지난해 9월 전남도 감사에서 “국가정책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도심지역에 확충하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 민간어린이집 운영난을 더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등 객관적인 감사보다는 전라남도의 행정이 마치 민간어린이집을 위축시키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두둔하고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한 의원의 부인이 1996년부터 운영 중인 K어린이집은 원아수만 315명으로 전남 최대 규모다. 한 의원은 의정활동에 앞서 어린이집 이사장 겸직신고를 했지만 곧 사임했다고 신고를 철회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설관리인으로 등록돼 매월 300만원의 봉급을 받고 있어 겸직금지 위반 여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의원은 이밖에도 업무보고와 상임위에서 어린이집 예산과 관련한 질의를 벌여 도청 공무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지원금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본인 이득도 높아지는 셈법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오하근(52·순천 제4선거구)의원도 순천 소재 S요양병원을 운영 중이지만 담당 부서인 복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013년 전남에서 7번째(382개 병상)로 큰 요양병원을 설립한 오 의원은 병원 이사장으로 있다가 부인에게 자리를 물려줬지만 실질적인 경영자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선거 때 의료보건 전문가라고 홍보했던 오 의원은 순천의 또 다른 요양병원이 자리한 건물주로 거액의 월세를 받고 있는 병원 관계자인 샘이다.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인 두 의원은 이 때문에 ‘이해충돌 사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남도의회 안팎에서도 이들 의원에 대해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지적과 함께 “현재 상임위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 의원과 오 의원은 자신의 가족들이 운영 중인 시설의 감독기관 위에 버젓이 버티고 있는 셈이다. 도청 공무원들 처지에선 이런 상임위 위원들이 운영하는 장소에 철저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할 개연성도 높다는 게 지방자치 전문가들의 얘기다.

현재, 전남도의회는 선언적 규정에 불과한 공직자윤리법과 전남도의원의 애매한 행동강령 때문에 이들에 대한 상임위 전환 배치 수당은 마땅하지 않으나 도민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인지하여 이제라도 대상의원들에 대한 상임위 재배치를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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