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내 사망사고 병영문화가 원인이라고 할 일 아니다.
사설> 군내 사망사고 병영문화가 원인이라고 할 일 아니다.
  • 편집국장 박봉묵
  • 승인 2014.08.0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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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남도인터넷방송] 요즘 연일 언론의 화두가 되고 있는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의 무차별 구타 사망사건을 접하면서 병영문화가 그 원인이라고 단정해도 될까란 의문을 갖는다.

필자가 입대한 시기는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내려온 바로 직후로, 1960년대 후반에 군 생활을 약 35개월 정도로 만기 전역하였다.

▲ 편집국장 박봉묵

이때의 병영문화를 회상해 보면 상부지시는 구타를 못하도록 했지만 부대 내부에서는 기합과 구타가 상존해 있었다.

그러나 그때의 구타나 기합은 하급사병의 잘못이라는 이유가 분명할 때 가해졌다. 즉 어떤 행동은 하고 어떤 행동은 하지 말라고 했을 때 이를 지키지 못하면 기합이나 구타가 가해졌으나,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은 적도 가한적도 없었다.

그런데 윤 일병의 구타, 기합 사건을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구타와 인간으로써 받아서는 안될 가래침 핥기 등의 기합은 백번을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엽기적인 일이다.

그런 행위의 기합과 구타를 준 선임병사는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고 그 부모는 어떤 사람들이며, 그 가족사의 전력은 어떠한지 알고 싶다.

우리가 몸에 질병이 나타나면 가족병력을 조사해 질병의 발병원인을 파악해 치료에 활용하곤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고자의 가족사나 자란 환경 등을 먼저 확인해 이런 것들이 병영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따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인데 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 등 군 최고 지휘자에게 책임을 묻는 엉터리 같은 대책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물론 직속상관 라인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 분대장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들은 직속라인으로 사병의 관리책임이 있으며 특히 중대장, 소대장, 분대장은 거진 동거동락하는 군 생활이기 때문에 윤 일병 같은 구타 행위을 묵인하거나 방관(傍觀)하며 직무를 유기했다. 그러니 처벌받아 마땅한 것이다.

필자의 60년대 말 군 생활에도 일주일에 한차례씩 몸 검색이 있었다. 직속상관들이 한번이라도 사병들의 몸 검색을 했더라면 자 부대 내에서 구타행위가 발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을텐데 이를 방기했기 때문에 이들 직속상관은 직무유기에 대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

필자는 한 가지 더 군 수사당국에 요구한다. 윤 일병을 인간의 존엄까지 말살하며 사망케 한 엽기적인 피고인들을 인적사항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행위자들은 인권을 보호받을 자격도 가치도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척박한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걸까? 엽기적인 일들이 군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유병언의 세월호사건, 포천 고무통사건, 지난 여대생 묻지마 살인사건, 최근에는 임신교사의 배를 구타한 중학생, 부모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사건 등 엽기적이지 않은 게 없다.

이런 엽기적 사회현상의 근본적인 치유책은 내놓지 않고 윤 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군 지휘자 문책 운운하며 언론에 나와 떠벌리는 교수니 박사니 하는 사람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제 자식도 마음대로 못하는 엽기적인 사회의 현상을 단순히 군에서 구타의 근절대책을 내 놓는다고 해결 되겠는가?

필자는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즉, 가정교육의 문제, 학교교육의 문제에서 병리현상을 찾아 유아원에서부터 인성교육을 시작해 우리사회가 엽기적이고 척박해져 가고 있는 것을 고쳐야 한다고 본다.

부모들의 지나친 자식 사랑이 자식의 인성을 망치고, 타고나는 천질(天質)을 무시한 내 아들도 일등이 된다는 天質은 자식의 인성을 버리는 것이다.

멀티(multi)와 모노(mono)를 인정해야 한다. 멀티는 0.5%로 타고나는 천질이다. 이것은 후천적 물리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니 인성교육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교육이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고 입시교육에만 올인 하면 우리사회가 척박하고 황폐해 질 수 밖에 없다.

세상 모든 생명체는 똑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가 될 때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윤 일병과 같은 엽기적인 사고를 당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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