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한중일 평화정원 조성에 ‘왜군장수’ 동상...말썽일자 ‘전면취소’
순천시, 한중일 평화정원 조성에 ‘왜군장수’ 동상...말썽일자 ‘전면취소’
  • 안병호 기자
  • 승인 2020.09.18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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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 “해당사업 공무원의 몰역사적 마인드를 보여주는 것”
순천시, “국민정서를 고려해 시민의견 수렴중이었다”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순천왜성주변 평화정원 조성 예정지 사진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순천왜성주변 평화정원 조성 예정지 사진

[순천/전라도뉴스]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순천왜성 일원에 추진중인 한중일 평화공원 조성사업에 임진왜란 당시 왜군 선봉장이었던 ‘고니시 유키나라’(소서행장)의 동상 건립계획이 알려지면서 거센 논란에 부딪치자 순천시가 계획을 급하게 취소시키며 진화에 나섰다.

18일,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시가 일본 장수 동상 설치를 확정한 것처럼 SNS 및 언론에 보도되고 오해와 논란이 가중된 만큼 3개국 장군 동상 설치 자체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순천시의 한중일 평화공원 조성은 정유재란의 마지막을 장식한 순천왜성과 충무사 등의 전적지를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시키고 한중일 3국의 민초, 무명용사들을 기려서 전쟁이 아닌 평화공존의 장으로 승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진행하는 사업이다.

당초 순천시는 순천왜성 일원 13만㎡에 국비와 도비, 시비 등 총사업비 311억원을 투입해 정유재란 전적지 교육관과 체험관, 정유재란 당시 참전한 한중일 장군 5인의 동상, 무명병사 군상, 둘레길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미 도내업체와 납품계약을 맺은 순천시는 이번 3개국 동상 설치계획의 취소에 따라 설계변경이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상 제작에는 기당 1억~1억5000만원의 제작비용 등 1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동안 한중일 장군 5인의 동상에 왜군의 선봉장으로써 조선 수군과 수많은 백성을 학살한 전범의 동상을 수억 원의 혈세를 들여 만든다는 계획에 이해할 수 없다는 시민반응과 함께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논란이 확산되고 있었다.

18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중일 평화정원 조성에 따른 왜군장수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와 1만 1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18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중일 평화정원 조성에 따른 왜군장수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와 1만 1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에 “순천시청은 조선침략 선봉장 ‘고니시유키나가’ 동상을 세금으로 세우지 말라!!”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청원은 18일 현재 1만1,000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전국적으로 비판의 강도가 거셌다.

결국 순천시의 이번 결정으로 조성 예정인 평화광장에는 3개국 장군 동상을 제외하고 수백 년 전 이 땅에서 이름 없이 죽어간 민초와 무명용사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물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판석만을 조성하는 것으로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논란의 여운은 쉽게 가라 않지 않을 전망이다.

시민 A씨(56ㆍ해룡면)는 “평화정원도 좋고 동상도 좋다. 하지만 조선 백성을 도륙한 일본 장수의 동상건립을 계획한 것 자체가 국민정서를 무시한 처사다”라면서 “이미 관련 계약을 모두 맺어놓고 뒤늦게 의견을 수렴하는 경우 또한 시민들을 우롱한 처사다”며 비판했다.

순천시는 이 사업을 위해 지난 6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중일 평화기원 메시지 및 미래소망을 담은 1천597개의 판석을 분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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