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지리산 구례, 산수유 열매 수확 한창
붉게 물든 지리산 구례, 산수유 열매 수확 한창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11.18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붉게 물든 지리산 구례, 산수유 열매 수확 한창

[구례/전라도뉴스] 지리산 일대에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이 오면 구례군 산동면 일대에는 산수유 열매가 빨갛게 익어간다.

봄에는 노란 꽃으로 화사하게, 가을에는 마치 루비 같은 진홍빛 열매가 고즈넉하게 산수유마을을 물들인다.

전남 구례는 대한민국 산수유 생산량의 63%를 담당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산수유 주산지다.

산동면 일대에는 9만5천 주의 산수유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수유는 첫 서리가 내리는 11월 초순부터 눈이 내리는 12월 초순까지 수확한다.

열매가 튼실한 11월 중순이 수확의 절정기다.

11월 중순이 되면 주민들은 산수유 열매 수확을 위해 타지의 가족과 친지까지 동원해야할 정도로 손이 바쁘다.

현재 구례에서는 970 농가가 산수유를 재배하고 있으며 매년 48억원 가량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재배면적은 308ha로 꾸준히 늘고 있다.

30~40년 전까지만 해도 산수유나무 몇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다며 ‘대학나무’라고 불리기도 했다.

산수유 군락지가 잘 보존되어 있는 상위마을, 반곡마을 등 산동면 전역에서는 매년 봄이 되면 산수유축제가 개최되며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산수유 열매는 해발고도 300m ~ 500m에서 잘 자란다.

일교차가 큰 곳일수록 생장에 유리하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 생장조건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산수유열매는 열매의 뛰어난 효능으로 유명하다.

구례에서 생산되는 산수유는 엽산, 니아신, 사포닌, 사과산, 비타민C, 칼슘, 아연, 칼륨 등 유익한 영양분이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수유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검출됐다.

열매 전체에서 과육의 비율이 높으며 색이 좋고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산수유 열매는 장복을 했을 때 활력을 주고 신체기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해독과 정화작용을 담당하는 간과 신장을 강하게 해 배뇨장애, 이명, 풍기 제거에 효능이 있고 강장효과가 뛰어나다.

성분 중 코르닌은 부교감신경의 흥분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산수유를 약용으로 사용했다.

동의보감에는 산수유 열매를 신장계통 및 고혈압, 당뇨병, 부인병 등 각종 성인병에 좋은 약재로 기록하고 있다.

면역기능을 강화시키고 남성 건강에도 좋은 약재로 쓰인다.

옛날에는 주민들이 산수유의 과육과 씨앗을 입으로 분리했기에 앞니가 많이 닳아있는 산동 아낙네는 ‘건강미인’으로 손꼽히며 색시와 며느리로 삼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산수유 열매는 단맛, 신맛, 떫은맛이 잘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맛을 자랑한다.

건피로 말리거나 진액으로 추출해 1년 이상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섭취가 편리하고 맛이 좋은 엑기스, 환, 맥주, 막걸리, 음료수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생산되어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

구례군은 지난 10월 8일 롯데홈쇼핑·래오이경제와 업무협약을 맺고 11월 말부터 산수유제품에 대한 홈쇼핑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례 산동면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 첫 산수유나무가 있는 시목지가 있다.

약 1,000년 전 중국 산동성에서 시집 온 여인이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래된다.

농업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아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 3호로 지정됐으며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산수유 시목 씨앗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종자 영구저장시설 ‘시드볼트’에 영구 저장되어 있다.

천년을 이어온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농업은 경작지가 부족한 척박한 환경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이 선택한 지역 고유의 농업방식이다.

오랜 시간 주민들이 마을을 중심으로 돌 틈과 바위, 마을 어귀, 산등성이에 심은 산수유나무들이 주민들의 손길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확대되면서 현재의 산수유마을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산수유나무 군락지는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생태계를 연결해주는 ‘생태순환축’으로서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쳐왔다.

경사지형의 토양유실 방지, 수분증발억제 등에 탁월한 영향을 미쳤으며 식물, 곤충, 양서파충류 등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서도 생태학적 가치가 높다.

구례 산수유농업은 산동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에 조건이 불리한 지역여건 속에서도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역 고유의 삶과 문화를 통해 만들어낸 전통적인 농업유산이다.

구례 산수유는 전라남도지사 품질인증과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받은 제품들이 출시되어 품질까지 믿고 구입할 수 있다.

구례 산수유 영농조합법인, 구례군청 산림소득과로 연락하면 생산 농가와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